올가을, 디자인필이 관리하던 한 셀프스토리지 업체 홈페이지가 공격을 받았습니다. 관리자 비밀번호까지 바뀌어 있어 주인이 들어갈 수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이번 글은 그 홈페이지를 어떻게 되살렸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 홈페이지인데 제가 로그인을 못 해요.”

“손님이 홈페이지 들어갔더니 이상한 광고가 뜬다고 하네요.”

겉은 멀쩡해 보여도, 안은 그렇지 않습니다

해킹된 홈페이지는 첫 화면만 보면 평소와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관리 화면을 열어 보면 처음 보는 광고 글이 잔뜩 올라가 있거나, 보이지 않는 곳에 다시 들어오기 위한 파일이 숨어 있곤 합니다. 관리자 비밀번호가 바뀌어 있었다는 건, 공격자가 문을 안에서 잠가 버렸다는 뜻이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눈에 보이는 것만 지우면, 숨은 파일 때문에 몇 주 뒤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납니다. 실제로 그런 홈페이지를 여러 번 봐 왔습니다.

몰래 올라간 광고 글이 가득한 글 목록과 복구 완료 후 재공격 차단 중인 상태 화면
몰래 올라간 글을 하나씩 지우는 것보다, 다시 세우는 쪽이 안전할 때가 있습니다

고칠까, 다시 세울까

저희가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안 보이는 구석까지 의심해야 한다면, 새로 세우는 편이 더 확실하다”였습니다. 이 홈페이지는 소개 위주의 짧은 구성이라, 내용을 살려 새 틀에 옮기는 것이 오히려 빠르고 안전했습니다.

  1. 살릴 것부터 따로 빼 두기회사 소개, 지점 정보, 이용 안내처럼 고객님의 실제 내용과 직접 찍은 사진만 골라 깨끗하게 옮겼습니다.
  2. 완전히 새 틀로 다시 만들기감염된 바탕을 그대로 쓰지 않고, 처음부터 새로 만들었습니다. 이 김에 휴대폰 화면도 새로 다듬었습니다.
  3. 들어온 길 막기모든 비밀번호를 새로 발급하고, 공격이 들어온 길을 확인해 막았습니다.
  4. 다시 들어오지 못하게같은 공격이 다시 들어오면 막고 기록하도록 보안 설정을 갖췄습니다.

우리 홈페이지도 의심된다면

  • 내가 쓰지 않은 글이나 페이지가 보인다
  • 관리자 로그인이 갑자기 안 된다
  • 검색 결과에 우리 홈페이지가 이상한 제목으로 뜬다
  • 손님이 “들어가면 다른 곳으로 넘어간다”고 한다

복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습니다

새로 세운 홈페이지는 이전보다 가볍고 빨라졌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가장 신경 쓰는 건 그다음입니다. 한 번 뚫린 홈페이지는 공격자 목록에 남아 계속 두드림을 당하기 때문에, 복구 후에도 꾸준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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